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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은? : 한국문학번역원 최근 5년 해외출간 한국문학 판매현황 조사 ▶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10개 언어권 30만 부 이상 판매 ▶ 5천 부 이상 판매 작품 34종, 문학한류 도입 단계
최근 5년 간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 작품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한강의 『채식주의자』, 손원평의 『아몬드』, 정유정의 『종의 기원』등이었다(이하 모두 한국문학번역원 지원 기준). 『82년생 김지영』은 2020년까지 10개 언어권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특히 일본에서는 2018년 출간 이후 2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도 『채식주의자』는 13개 언어권에서 16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한 『아몬드』(『アーモンド』, 쇼덴샤, 2019)는 일본에서 9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9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종의 기원』은 포르투갈어판(브라질)이 현지에서 2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인기를 증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곽효환, 이하 번역원)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번역원 지원으로 해외 출간된 한국문학 총 658종(37개 언어권)에 대한 판매현황 조사를 실시하여, 그 가운데 492종(30개 언어권, 75%)의 판매량을 파악한 결과다. 판매현황 조사는 번역원의 지원으로 해외에서 출간된 작품의 사후 관리를 위해 최근 5년 간 출간된 번역서를 대상으로 매년 4분기(10월~12월)에 시행한다.
조사 결과 34종의 작품이 누적 5천 부 이상 판매되었고, 한강, 손원평, 정유정 작가 등은 출간 이후 3~4년 동안 적게는 2만 부에서 많게는 10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며 꾸준한 해외 수요를 증명했다. 또한 2020년에 출간되어 한 해 동안 5천 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16종에 달하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독일어로 출간된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Aufzeichnungen eines Serienmorders』, 카스, 2020) 이 대표적인 사례로 책이 출간된 2020년에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과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부문을 수상, 출간 후 1년 내에 5쇄를 찍으며 1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2020년 한 해에만 초판부수(최소 2,000부) 이상 판매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언어권(국가)마다 각기 다른 장르 선호도와 관심 분야가 드러난다. 프랑스에서는 추리, 스릴러 등 장르문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 서미애의 『잘자요 엄마』(『Bonne nuit maman』, 마탱 칼므, 2020)와 김언수의『뜨거운 피』(『Sang Chaud』, 마탱 칼므, 2020)가 좋은 성과를 냈다. 독일에서는 힐링 에세이에 대한 관심도 두드러져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Die Liebe zu den nicht perfekten Dingen』, 스콜피오, 2018)과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In der Stille findet das Glück dich leichter』, 스콜피오, 2020)이 각각 1만 5천 부와 5천 부 이상의 높은 판매 부수를 기록하였다. 영어권에서는 그래픽노블도 큰 주목을 받았는데, 김금숙의 『풀』(『Grass』, 드론 앤 쿼털리, 2019)과 마영신의 『엄마들』(『Moms』, 드론 앤 쿼털리, 2020) 두 작품이 연이어 미국 하비상 최우수 국제도서 부문을 수상하면서 앞으로도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중국에서 출간된 이창동의 소설집 『소지』(『烧纸』, 무한대학출판사, 2020)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문학으로 이어진 사례로 출간 이후 5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인 것이 눈에 띈다.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박하사탕’, ‘버닝’ 등 영화에 대한 관심이 소설가 이창동과 그의 작품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한국문학의 인기는 해외에서 한 해 200종 이상의 작품이 출간되는 시대가 열린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5년 간 번역원 지원으로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은 127종(‘17년) → 119종(’18년) → 151종(‘19년) → 170종(’20년) → 186종(‘21년)으로 연평균 1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의 대산문화재단이 지원하여 출간되는 종수를 더하면 한 해 200종 이상이 해외 독자와 만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연간 300종의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출간되는 시대를 맞이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또한 한국문학 최대 판매 작가와 최다 출간 작가가 일치하는 경향도 눈에 띄었다.『82년생 김지영』이나 『아몬드』처럼 특정 국가에서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가 된 작품이 여러 언어권에서 출간되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출판시장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증명하며 견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최근 번역원의 전체 지원건수 가운데 해외출판사가 한국문학 번역·출판을 일괄 신청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이는 자발적으로 한국문학을 출간하고자 하는 자생적 수요가 확연히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달리 말하면 이제 한국문학이 “문학한류”의 초입에 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문학 저작권을 수출하는 BC 에이전시의 홍순철 대표는 “최근 인기작의 경우 중국 5만 달러, 일본 2백만 엔, 유럽 5천 유로 이상의 선인세를 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한국문학이 해외 시장에서 다른 해외 작가와 동일한 수준의 인세를 주고 판권을 사는 게 자연스러운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번역원은 매년 시행하는 해외 출간도서 판매현황 조사를 통해 누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언어권과 장르의 특성을 고려한 한국문학 해외 출판지원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외 각 지역에서 한국문학 시장 성숙도와 해외 수용도에 따른 전략을 기반으로 세대, 장르 등의 다양성을 갖춘 한국문학 작품이 세계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한국문학번역원 정책기획팀 박현선 주임(☎02-6919-7712) 또는 번역출판팀 이현진 사원(☎02-6919-7732)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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