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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장편소설『인성』출간
‘우리가 몰랐던 세계문학-네덜란드’ 『인성』원제:Karakter (Character)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은 네덜란드 장편소설『인성』(원제:Karakter)을 출간하였다.이는 한국문학번역원이‘문학작품 교차출간 사업’을 통해 출간하는‘우리가몰랐던 세계문학’시리즈의 세 번째 단행본이다.한국문학번역원은소수언어권 문학과의 교류 확대를 위해해외 유관기관 및 출판사와협업하여 양 국가의문학작품을교환하여출간하는‘문학작품 교차출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이번작품 역시 네덜란드 문학재단(Dutch Foundation for Literature)과의 업무 협약을통해 출간되었으며,이에 상응하여 네덜란드에서는 올해 중으로 김만중의『구운몽』이출간될 예정이다.
○저자 훼르디난트 보르더베익(1884-1965)의 대표작인『인성』은 자신의 삶에 뿌리깊이 자리잡은 어머니,아버지와 갈등하면서 출세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청년 카타드레위프의 이야기이다.더불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네덜란드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시대의 초상화이기도 하다.
○1998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영화<캐릭터(Karakter)>의 원작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1938년 발표된 이후 네덜란드에서50판이 넘게 출간되었으며 네덜란드와 벨기에 일부 지역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는 등 네덜란드 문학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이다.그동안 독일어,영어,남아프리카어등 여러 언어로 출간되었으나 한국어판은 처음 출간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앞으로도 전 세계에 숨어 있는 뛰어난 문학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며 문학을 매개로 한 문화 교류에 앞장설 계획이다.
►추천사 어머니 요바는 왜 아버지 드레훠르하아번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아버지는 왜 아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 때문에 파산에 이르도록 내버려 둘까?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왜라는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어머니의 선택도,아버지의 행동도 모두 의문투성이다.그런데,이 질문들이 바로『인성』의 힘이다.많은 대중소설들이 뻔한 인물과 사건,결말들을 찍어 낸다면『인성』은 질문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닿는 하나의 길을 제공한다.그 길은 삶의 아이러니와 미스터리의 경로이기도 하다.결국,모든 아들에게는 라이오스가 있을 수밖에 없다.오이디푸스에게 미처 몰랐던 아버지 라이오스가 있었다면 카타드레위프에게는 아버지임을 부정했던 아버지 드레훠르하아번이 있다.질문의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이다. -강유정 문화평론가,강남대 교수
목적이 이끄는 삶을 수행한20세기의 대표적 캐릭터.지금,여기의 조건을 넘어서 더 진전된 삶을 열어 나가는 미래지향적 캐릭터.암흑의 심연에서 먼저 자신을 발견하고 희미한 희망의 지렛대를 길어 올린 강한 의지의 소유자.네덜란드 작가 훼르디난트 보르더베익이 창안한 카타드레위프.그는 친아버지에 의해 두 차례나 파산을 당하지만,그런 역경 속에서도 놀라운 회복력과 겸손한 욕망의 윤리를 보인다.부자관계에 대한 전복적 탐문과 반전이 매우 인상적이다.삶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고 의미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밀고 나가는 카타드레위프. ‘욜로’나‘소확행’분위기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잊혔던 이런 캐릭터를 먼 나라 네덜란드에서 다시 발견하게 된다. -우찬제 문학평론가,서강대 교수
► 저자 소개 훼르디난트 보르더베익(Ferdinand Bordewijk, 1884-1965) 간결하면서도 거친 문체로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네덜란드 작가. 1884년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나10세에 헤이그로 이주했다.레이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졸업 후 로테르담에서 변호사로 일하기 시작했다.그즈음 환상소설 장르의3부작『환상적인 이야기Fantastische Vertellingen』를 발표하여 소설가로 데뷔하였으며,이후3편의 단편「벽돌Blokken」(1931),「꿀꿀이 짐승들Knorrende beesten」(1933),「교장선생님 빈트Bint」(1934)와1938년 장편『인성Karakter』을 발표하며 영원한 명성을 얻었다.말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였으며1957년에는 작가의 전작에 수여하는 콘스탄테인 하위헌프레이스 상Constantijn Huygensprijs을 수상하였다.보르더베익의 대표작『인성』은 출세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 카타드레위프의 이야기로,부자 관계의 어두운 면을노련하게 펼쳐 보이는 이야기인 동시에 제1, 2차 세계대전 사이 로테르담의 초상화이다.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1998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 옮긴이 소개 옮긴이 지명숙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를 졸업하고, 1975년부터1983년까지 네덜란드 레이던 국립대학교에서 네덜란드 현대문학을 전공했다.한국외국어대학교와 벨기에 루벵대학교를 거친 후 현재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한국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막스 하뷜라르』,『천국의 발견』,『필립과 다른 사람들』,『호프만의 허기』,『탄도리 엄마』등의 네덜란드 현대소설을 번역했다.저서『보물섬은 어디에? -네덜란드 공문서를 통해 본 한국과의 교류사-』는2003년도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최근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기에 작가 마테를링크의『파랑새』를 비롯하여『늑대단』,『몬스터,제발 날 잡아먹지 마세요!』,『심술쟁이 니나가 달라졌어요.』,『나도 같이 끼워 줄래?』,『내 똥 어디 갔지?』,『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까요?』등의 청소년문학과 그림책을 번역했다.
► 책 속에서 『인성』의 드레훠르하아번이라는 인물은 자기보존과 자기파괴를 동시에 욕망한다는 점에서 일면20세기 서양 근대의 정신적 불행을 암시하고 예고하는 알레고리의 성격마저 내비친다.그런 가운데 부모 세대의 어두운 과거를 잇고 끊으면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아들 카타드레위프의 불굴의 투쟁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인간성의 낙관적 지평을 생각하게 만든다.『인성』은 정말 묘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서문 중에서(문학평론가 정홍수)
카타드레위프가 성년에 이른 지 서너 달째 된 무렵 그에게 경종의 계기가 찾아왔다.어느 날 번뜩 자신의 장래에 대한 환영이 눈앞에 떠올랐다.알량한 일자리들,고용살이,무직자 생활,게다가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는 날에는 끼니조차 궁색해질 형편.그런 인생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잖은가.그도 이제 어머니가 줄곧 마음에 품고 있던,그러나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았던 심려와 같은 관점에 이르렀다.무엇보다도 먼저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본문37p
반면,그가―다소간은―수치스럽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그건 자신의 파산이었다.그건 정말 제 탓이었다.그러나 자신이 사생아라는 것에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물론 사방팔방 외치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필요하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밝힐 용의가 있었다.또한 거짓말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에.또 만약 그가 출세하게 된다면 그때 얻게 될 명예 역시도 바로 그 때문에 한층 더 돋보일 터였다.그런데 어머니는 왜 함묵 상태를 고집하고 있단 말인가?아들이 왜 이런 식으로 뒤늦게야 제 아버지의 방문을 알게 되어야만 하는가?마음속 깊이 어떤 비밀을 안고 있기에?또 그가 그걸 알면 왜 안 된다는 말인가?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꿍꿍이속이 야속했다.참으로 야속했다.언젠가 기회를 봐서 꼭 그녀에게 한마디 쏘아붙일 참이었다.뼈아픈 일침을 가할 터였다. -본문99p
그녀에게 그가 집에 살 때와 같은 애간장을 졸이는 불안감은 사라지고 없었다.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았어도 아들을 선동하고자,제발 훌훌 털고 일어나 나가주기를 바라며 성화가 났었다.그때 기억은 속가슴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자신도 그런 삶을 살아야만 했던 것이다.다 큰 녀석이 허구한 날 책만 붙들고 앉아서 사회적 진출은 일체 모르쇠로 지내고 있음에 대한 울화.자신의,겨레의 정기가 서려 있는 그녀 몸에서 나온,그리고 로테르담을 누비고 돌아다니는 유일무이한 인물을 아버지로 둔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식에 대한 부푼 기대.또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말 것만 같은 예감.그런 기억은 여태 가슴속 어딘가에 남아 있었으며,아들 녀석이 훨훨 나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게 아직도 씁쓸했다.그가 저 높은 곳을 향해,그저 단숨에 죽지에서 시원스럽게 활짝 펼쳐지는 날개를 치며 화르륵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문119p
그는 계속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했다.그러곤 태연자약하게 아들의 눈을 직시했다.그의 태도에는 놀란 기색이라곤 전혀 엿보이지 않았다. “그래서?”그가 물었다. 부자간의 첫마디.무미건조한,지극히 평범하게 들리는 한마디.그러면서도 비범하기 짝이 없는 한마디.어느 두 사람의 관계를 그 가장 미세한 세부 조목까지 결정지어 버리는,깊은 유서를 지닌,전제군주 같은 목청으로 발성된 한 마디의 단어. -본문139p
파산은 예측 이상으로 그의 영혼을 짓눌렀다.어느 겨울밤 그는 아래층 커다란 복도의 암흑 같은 어둠 속에 파자마 차림으로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기겁해 공황 상태에 빠졌다.그는 맨발에 닿는 대리석의 차가운 촉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그 후에도 그 겨울에 그와 같은 식으로 서너 차례 정신을 차렸다.자기가 얼마나 자주 침대를 빠져나갔다가 비몽사몽 다시 돌아왔는지 생각할 적마다 등골이 오싹했다.그럼에도 그의 강한 의지는 자기연민이나 회한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파산의 고비만 넘기면 모든 게 과거의 일이었다.그는 자신이 설정한 높은 목표만 없었더라면 파산 자체는 그런대로 감수할 만한 일이라는 자각에 이르렀다.그보다 덜 가진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하지만 그는 앞으로 전진하고만 싶은 것이었다.파산에도 불구하고. -본문177p
○차례 -서문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 유년기 청년기 파산 법률 사무소와 건물 정면 친구 T까지의 지식 시작 첫 몇 달 첫 몇 달 첫해 첫해 드레훠르하아번 카타드레위프와 드레훠르하아번 두 번째 파산 직장과 사랑 단조로운 나날 카타드레위프와 드레훠르하아번 레이던을 향해서 직장,사랑,횡령 레이던을 향해서 카타드레위프와 드레훠르하아번 걱정 레이던에서 드레훠르하아번 직무와 파티 언덕 드레훠르하아번과 카타드레위프
-작품해제 |